공공 와이파이

공공 와이파이 정책 추진 시 시민 참여 예산제 적용 가능성

papanews 2025. 7. 22. 16:50

공공 와이파이와 시민 참여 예산제

공공 와이파이는 디지털 접근성과 정보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공공 인프라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을 편성해 주요 도심, 공공기관, 교육시설, 교통망 등 다양한 거점에 무료 와이파이망을 설치해 왔다. 하지만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설치하고 관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질문이 제기된다.

이 지점에서 시민 참여 예산제(Participatory Budgeting)는 주목할 만한 제도다. 시민 참여 예산제란 일정 부분의 지방정부 예산 사용처를 시민이 직접 제안하고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제도로,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 각 지자체에 도입되기 시작해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제도가 공공 와이파이 정책에 적용된다면, 실제 수요 기반의 설치와 운영, 보다 투명한 예산 운용이 가능할 수 있다.

 

공공 와이파이 정책 추진

정책 적용의 실현 가능성과 기대 효과

공공 와이파이 설치는 일반적으로 통신 인프라 구축, 장비 구매, 운용 유지비 등이 포함되는 예산 항목이다. 이 항목은 종종 기술 중심적으로 결정되며, 시민들의 구체적 수요나 이용 패턴이 예산 배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민 참여 예산제를 활용할 경우, 와이파이 설치가 시급한 장소나 소외된 지역에 대한 시민 의견이 직접 예산 투입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 주민센터나 구청을 중심으로 주민 설명회 개최
  • 동별 공공 와이파이 수요 조사 및 아이디어 공모
  • 시민 온라인 투표를 통한 설치 우선 순위 결정
  • 선정된 제안의 예산 반영 및 결과 공개

이러한 절차를 통해 시민 체감형 공공 와이파이 정책이 가능해지고, 기술 중심의 획일화된 설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맞춤형 전략이 실현될 수 있다. 특히 청소년, 노년층, 저소득 계층 등이 참여하면 디지털 소외 완화 효과도 함께 거둘 수 있다.

실제 적용을 위한 제도적, 기술적 과제

시민 참여 예산제를 공공 와이파이 사업에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적, 기술적 기반이 필요하다.

의사결정 구조의 유연성 확보

공공 와이파이 예산은 보통 장기 계획과 일괄 입찰 방식으로 집행되므로, 예산 집행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야 시민 참여 결과를 반영할 수 있다.

정보 접근성과 이해도를 높이는 장치

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기술적 내용은 시민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따라서 제안 공모 시, '이 지역에 왜 필요한가', '사용자는 누구인가', '예상 이용량은 어떤가' 등을 중심으로 간단하고 직관적인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유도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사전 검토하는 체계도 병행되어야 한다.

지속적인 시민 참여 문화의 정착

일회성 예산 제안과 투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산이 반영되고 실행된 이후의 만족도 조사, 품질 평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시민 참여가 사업 전 주기에 걸쳐 연속성 있게 이어져야 한다. 이는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시민을 공공 서비스 설계의 주체로 인정하는 구조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공공 와이파이와 시민 참여 예산제의 시너지 가능성

공공 와이파이는 물리적 인프라지만 시민 참여 예산제를 통해 사회적 인프라로 재정의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 접근의 문제를 넘어서, 공공성과 민주성, 그리고 기술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공공 정책이 더 이상 행정의 일방적 공급이 아닌 시민과 함께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깊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공 와이파이 확충 사업을 주민참여예산제 항목으로 제안하거나 디지털 접근성 개선을 위한 시설 개선안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 흐름이 확대된다면 단지 와이파이 설치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권리 확대, 사회적 포용, 행정의 투명성 제고라는 더 큰 가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 사례에서 배우는 시민 참여 기반 디지털 정책

공공 와이파이 정책에 시민 참여 예산제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유사한 디지털 인프라 사업에 시민 참여 방식이 접목된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서울특별시는 이미 다양한 생활SOC 사업에서 시민 참여 예산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일부 자치구에서는 지역 도서관 무선인터넷 강화나 디지털 정보방 구축에 시민 제안을 반영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흐름은 공공 와이파이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해외에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좋은 사례다. 이 도시는 스마트시티 전략의 일환으로 시민이 직접 지역 와이파이 망 확충 계획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주민의 요청을 바탕으로 학교 주변, 병원, 공원 등 다양한 공공장소에 맞춤형 무선망을 설치했다. 이러한 시민 중심 정책은 단순히 더 많은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것이 아닌 시민의 실제 이용 맥락에 맞는 품질 높은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제도 정비와 인식 전환이 병행돼야

공공 와이파이 정책에 시민 참여 예산제를 성공적으로 접목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제도적 정비와 더불어 행정 조직의 인식 전환이 병행되어야 한다.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자칫 기술적인 분야로 간주되어 시민 참여를 배제하거나 소극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산의 배분 우선순위, 서비스의 지역 간 형평성, 설치 이후 품질에 대한 만족도 측정 등은 모두 시민의 삶에 직결된 문제이며 기술적 사안도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공공 와이파이 운영 데이터의 공개와 시각화 역시 중요한 과제다. 시민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의 와이파이 설치 현황, 품질 정보, 예산 투입 내역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참여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공공데이터 포털과 연계한 지역별 공공 와이파이 대시보드를 구축하거나 시민 제안 플랫폼 내 별도의 와이파이 모니터링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