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 와이파이 ‘까치온’ 프로젝트 개요와 추진 배경
서울시는 2020년부터 ‘까치온(Kkachion)’이라는 브랜드로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본격화하며, 디지털 격차 해소와 도시 전역의 정보 접근성 확대를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까치온'은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로, 까치가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것처럼 시민들에게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한 통신망 제공을 넘어서, 사회적 약자와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복지적 성격을 띤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 원격근무, 온라인 행정처리 등이 급증하면서, 공공 와이파이 인프라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
서울시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총 4,18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울 전역에 약 2만 3천여 개의 공공 와이파이 AP(Access Point)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서울 디지털재단’이 주관하며, 행정망과 시민망을 구분해 보안성을 확보하면서도 누구나 접근 가능한 형태로 구축되고 있다. 까치온은 단지 인터넷 제공에만 그치지 않고, 공공재로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디지털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기존 통신사 중심의 와이파이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 '까치온'의 기술적 특성과 커버리지 현황
까치온 서비스는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스마트 도시 통신망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통신사에 의존하지 않고, 지자체 주도로 설치·운영된다는 점에서 기술적 자립도가 높다. 특히, 기존에 설치된 구형 AP 대신, 고성능의 Wi-Fi 5 및 Wi-Fi 6 규격을 지원하는 장비로 교체하고 있으며, 2.4GHz와 5GHz 듀얼 밴드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기기에서 안정적인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주요 공공장소에서는 최신 보안 프로토콜인 WPA3까지 적용되고 있어, 공공 와이파이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보안 우려도 점차 해소되는 추세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서울시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까치온 와이파이는 약 13,000여 개의 AP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는 2020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설치 지역은 공원, 복지관, 청소년센터, 전통시장,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 다양한 다중 이용 시설이며, 특히 디지털 취약 지역으로 분류되는 강북구, 도봉구, 중랑구 등 북부권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었다. 이는 서울시가 정보 격차 완화를 위한 정책적 의지를 실행에 옮긴 사례로 평가받는다. 예를 들어 도봉구 창동역 일대에는 까치온 AP가 30개 이상 집중 설치되어 있으며, 지역 주민과 상인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까치온 서비스의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지하철 공사, 도시철도공사, 구청 등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서울시 공공시설물에 설치된 CCTV, 가로등 등을 활용해 인프라 구축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서울은 OECD 주요 도시 중 공공 와이파이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 '까치온'의 시민 체감 품질과 사용성에 대한 실질적 문제점
그러나 까치온 서비스는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체감하는 품질 면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가 2023년에 실시한 ‘공공 와이파이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1.4%가 “공공 와이파이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다. 특히 데이터 스트리밍, 화상회의, 원격수업 등 고속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사용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일부 까치온 AP는 혼잡 시간대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속도 저하, 끊김, 신호 간섭 등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한다. 특정 구역에서는 까치온이 설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SSID(와이파이 이름)가 비활성화되어 있어 실질적인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는 유지보수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거나, 현장 단위 관리 체계가 미비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AP가 위치한 장소에 따라 음영 지역이 발생하기도 하며, 실제 사용자는 특정 방향으로 이동해야만 접속이 가능하다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보안 문제 역시 지속적인 논란 거리다. 일부 AP는 여전히 개방형(암호화 없음)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정보 유출, 해킹, 피싱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민감한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상황(공공기관 민원 접수 등)에서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시민 입장에서는 까치온이 제공되더라도 보안 불안감 때문에 사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와이파이 보급률 증가와 실제 사용률 간의 괴리를 초래한다.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 '까치온'의 향후 개선 방향과 정책 제언
까치온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디지털 포용 정책을 실천에 옮긴 모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인프라 중심의 양적 확대만으로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디지털 복지’가 실현되기 어렵다. 앞으로는 서비스 품질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접속 안정성과 속도 향상을 위한 AP 밀도 조절, 실시간 트래픽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혼잡 지역 우선 보완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사용자 경험(UX)을 기반으로 한 운영 체계 개선이 중요하다. 현재는 까치온 접속 시 포털 인증 과정을 거치거나 복잡한 로그인 과정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고령층, 저소득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게는 접근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직관적이고 간편한 접속 방식 제공, 단말기 인증 간소화, 다국어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까치온 서비스는 단순히 인터넷을 제공하는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스마트 도시 구현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공공 와이파이 기반으로 도시 센서, 교통 정보, 긴급 재난 알림, IoT 기기 통신 등과 연계할 수 있다면, 서울시는 공공 와이파이를 넘어 지능형 디지털 플랫폼 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시민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수집·반영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기술적 보완과 운영 예산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 또한, 자치구별로 편차가 큰 까치온 품질을 균등화하기 위한 중앙-지자체 간 협력도 강화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까치온이 서울 시민 모두에게 무료, 빠르고,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제공하는 진정한 공공재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 정책, 시민 참여가 삼위일체로 작동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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