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공공 와이파이 정책의 개요 및 배경
부산시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광역시로, 산업·관광·물류의 중심지이자 스마트 도시화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 도시다. 이러한 도시적 특성을 반영하여, 부산시는 2012년부터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해왔다. 초창기에는 주요 관광지나 해수욕장,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2020년 이후 디지털 포용 정책의 일환으로 공공 와이파이 설치 지역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고령층, 취약계층, 관광객 등 누구나 디지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 전역의 공공장소에 무료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것이 주요 목표로 설정됐다.
부산시는 ‘스마트 부산’ 중장기 전략 안에서 공공 와이파이를 디지털 복지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으며,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협력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 및 확대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4년 기준으로 부산시가 공식적으로 운영 중인 공공 와이파이 AP는 약 6,500여 개에 달하며, 향후 2030 부산엑스포 개최를 대비해 국제적 수준의 디지털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 정책 방향이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 체감 품질과 기술적 안정성 측면에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며, 단순 설치 수 증가만으로는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산시 공공 와이파이 실태: 커버리지, 속도, 이용 만족도 분석
부산시 공공 와이파이의 설치 지역은 해운대, 남포동, 광안리, 서면 등 주요 상권 및 관광지를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 공원, 주민센터, 전통시장, 도서관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간에도 확장되고 있다. 특히 부산 도시철도 1~4호선 전 구간에 와이파이를 구축한 사례는 서울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프라적 성과와는 별개로, 이용자의 실질적인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23년 부산시가 자체 조사한 ‘공공 와이파이 사용자 만족도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8.2%가 “접속이 자주 끊기거나 느리다”고 답변했으며, 특히 중구, 영도구, 사하구 등 노후화된 장비가 설치된 지역에서 불만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많은 장소에서 와이파이 이름(SSID)이 ‘Public Wi-Fi BUSAN’, ‘부산시_무료_와이파이’ 등으로 중복되며, 사용자가 어느 신호가 안정적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게다가 특정 시간대에는 사용자 밀집으로 인해 대역폭이 부족해지면서, 접속이 되더라도 유튜브 스트리밍이나 줌 회의 등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부산시 공공 와이파이는 기본적으로 2.4GHz 주파수 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일부 지역에서만 5GHz 혹은 Wi-Fi 6를 지원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구형 장비를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성능이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다수의 AP가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함으로써 간섭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보안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한데, 여전히 WPA2 이상의 암호화를 지원하지 않거나 로그인 과정이 없는 개방형 와이파이가 많아, 해킹이나 스푸핑(가짜 AP 위장)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관광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해운대, 광복동, 자갈치 시장 인근에서 이러한 보안 취약점이 집중 보고되고 있다.
부산시 공공 와이파이 주요 문제점 분석: 기술, 행정, 사용자 관점
부산시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의 핵심적인 문제는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기술적 노후화이다. 2015년 이전 설치된 AP 중 일부는 여전히 교체되지 않았으며, 하드웨어 사양이 낮아 최신 기기의 속도를 충분히 지원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느린 속도, 자주 끊기는 연결, 강한 간섭 등으로 실질적인 사용이 어렵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둘째는 행정적 관리의 분산 구조다. 현재 부산시 내 공공 와이파이 구축과 유지·보수는 시청 정보화담당관실, 자치구, 정보산업진흥원, 그리고 외부 민간 위탁업체가 복잡하게 관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고, 장애 대응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다. 또한, 예산 배분이 인구 밀집 지역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낙후지역이나 고지대 주택가, 전통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셋째는 사용자 중심 UX 설계의 부족이다. 접속 과정이 복잡하거나, 안내 페이지가 단말기에 맞지 않게 표시되며, 광고성 페이지를 거쳐야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는 사용자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공공 와이파이 사용을 기피하게 만든다. 특히 고령층이나 외국인 관광객은 이 과정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와이파이의 실질적인 활용률이 낮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책 기획 단계에서 사용자 경험(UX)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부산시 공공 와이파이 향후 개선 방향 및 정책 제언
부산시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가 지속 가능한 디지털 공공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장비 확대를 넘어서 품질 중심의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기술적으로는 구형 장비를 Wi-Fi 6 지원 장비로 전면 교체하고, 2.4GHz 대역에 집중된 주파수 운용 방식을 5GHz 및 미래형 6GHz로 다변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사용자 밀집 지역(서면, 해운대, 동래) 중심으로 스마트 밴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시간대별·위치별 트래픽을 모니터링하고 자동으로 대역폭을 조절하는 기술이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행정적으로는 부산시청과 16개 자치구 간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통합 관리 플랫폼을 도입해 AP 상태 점검, 이상 탐지, 원격 재부팅 등 유지관리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시민 참여 기반의 피드백 시스템을 마련하여 실시간 문제를 수집하고 개선사항을 즉시 반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민간 클라우드 업체나 통신사와의 협업 확대도 고려할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지역의 까다로운 통신 환경에서는 민간 기술력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민관 협치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 친화적인 경험 설계이다. 복잡한 로그인 절차를 개선하고, 다국어 지원을 확대하며, 인증 과정에서 불필요한 광고를 제거해야 한다. 단말기 호환성 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기기에서 문제없이 연결되도록 기술 표준을 통합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공공 와이파이를 단순한 인터넷 제공 수단이 아니라, 스마트시티 데이터 수집, 공공 서비스 연계 플랫폼, 응급 재난 방송 등과 통합된 핵심 인프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결국, 부산시 공공 와이파이의 미래는 기술적 개선, 행정적 효율성, 시민 중심 UX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공공 와이파이는 단순한 '무료 인터넷'이 아니라, 시민의 정보권과 도시 경쟁력을 좌우하는 공공 서비스임을 인식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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