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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기의 확산과 와이파이 커버리지의 새로운 과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드론, 로봇, 자율주행 기기 등 스마트 자동화 기기의 일상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배달 드론, 순찰 로봇, 안내 로봇, 실내외 물류 이송 로봇 등은 이제 시범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서비스 구현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특히 도심 상업지구, 병원, 공항, 캠퍼스, 물류센터, 공원 등에서 활발히 운영 중이다. 이들 기기의 공통점은 실시간 데이터 송수신과 원격 제어가 핵심 기술 요소라는 점이며, 이는 곧 안정적인 무선 통신 환경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의 공공 와이파이는 사람 중심의 고정 지점 통신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왔다. 일반 시민의 정지 또는 저속 이동 상태에서의 접속 안정성을 기준으로 커버리지(수신 범위)와 AP(Access Point, 무선기지국) 배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고속이동체(드론)나 저고도·저지대 이동형 로봇과 같은 비정형 이동 기기에는 대응이 어려운 구조다. 즉, 커버리지의 수평 확장만 고려되었을 뿐, 수직·이동·비정형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 드론이나 로봇과 같은 스마트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기존 공공 와이파이의 기능적 설계 기준을 재정립하고, 커버리지의 재배치 및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람을 위한 와이파이에서 기계를 위한 와이파이로의 인프라 진화가 요구되고 있다.

 

드론, 로봇 서비스 확산과 공공 와이파이

드론·로봇 운영에 적합한 네트워크 조건과 현실 격차

드론과 로봇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 요구되는 네트워크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우선, 지연시간(Latency)은 20ms 이내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드론의 경우는 영상 송출 및 제어 명령이 실시간으로 전송되어야 하기 때문에, 지연이나 끊김이 발생할 경우 추락, 충돌, 경로 이탈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연속적인 커버리지 확보, 즉 드론이 날아가는 동안 신호가 끊기지 않고 끊김 없이 핸드오버 되어야 하며, 로봇 역시 지하, 실내외 경계, 장애물 밀집 지역 등에서도 신호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공공 와이파이 환경은 다음과 같은 한계를 안고 있다:

신호 간섭과 약한 출력

주변의 간섭 소스와 저출력 AP 장비의 조합은 기기 이동 중 신호 단절 가능성을 높인다.

수직 공간 미커버리지

드론이 비행하는 10~150m 고도는 대부분 와이파이 커버리지 설계의 사각지대에 해당한다.

연속성 부족

AP 간 거리 및 중복 커버리지 설계가 미흡해, 드론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 시 자동 전환 중 패킷 손실이 빈번하다.

보안 우회 구조

공공 와이파이는 보안을 위해 인증 절차를 포함하는데, 기계가 자동으로 인증을 반복하기에는 자동화된 시스템 미지원 상태인 경우가 많다.

즉, 드론과 로봇이 요구하는 통신 환경은 고정된 인프라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술적 설계가 필요하며, 현재의 공공 와이파이는 그 진화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격차는 스마트 서비스 상용화의 가장 큰 병목 지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공공 와이파이 커버리지 개선을 위한 기술·정책 대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 와이파이의 커버리지 개념 자체를 재정립하는 기술적 대안과 정책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메시(Mesh) 네트워크 구조의 도입 확대

기존에는 고정된 AP를 중심으로 범위를 확장했지만, 메시 네트워크는 기기 간 상호 연결을 통해 빈틈없이 통신망을 구성할 수 있어, 로봇이나 드론이 이동하더라도 신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Wi-Fi 6/6E 기반 고밀도·고성능 장비의 도입

이 장비는 더 많은 기기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으며, 이동체에도 적합한 빔포밍(Beamforming) 기능이 강화되어 보다 넓은 범위의 안정적인 신호 제공이 가능하다. 특히, 드론이나 로봇의 예상 경로를 기반으로 한 동적 신호 집중 기술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공공 와이파이의 활용 목적을 명확히 확장하는 제도적 변화

지금까지 공공 와이파이는 시민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는 수단으로만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도시 전체가 ‘기계와 사람 모두를 위한 네트워크’로 설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공공 와이파이 정책 목표에 ‘스마트기기 활용성 강화’ 항목을 추가하고, 시범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법적·행정적 기반이 필요하다.

스마트 존(Smart Zone) 와이파이 구축

이 지역들은 드론과 로봇이 자주 활용되는 공간인 만큼, 전용 네트워크 구역 설정과 커버리지 강화를 통해 실질적인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미래 도시 인프라에서 공공 와이파이의 역할 재정의

결국 드론과 로봇의 확산은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도시가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스마트 환경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다. 이 과정에서 공공 와이파이는 단지 ‘무료 인터넷’이라는 기능적 한계를 넘어, 스마트 서비스의 통신 백본(Backbone)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공공 와이파이의 설계, 운영, 유지보수, 예산 편성, 법적 지위까지 모든 면에서 재조명이 필요함을 뜻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지금의 공공 와이파이 정책이 ‘사람 중심 → 기술 중심 → 도시 생태계 중심’으로 확대되는 변화의 흐름을 포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드론 배송이 표준화되고, 로봇이 일상 서비스의 주체로 등장할 미래에는, 이들 기기를 위한 안정적이고 끊김 없는 공공 네트워크가 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지금부터라도 와이파이 커버리지 지도를 전면 재편하고, 기계 기반 서비스 수요를 반영한 통신망 설계를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ICT 기업, 통신사, 로봇·드론 개발사와의 협업 체계가 필수적이며, 시민 참여형 실증사업을 통해 공공 와이파이의 커버리지 품질을 공동 검증하는 모델도 개발되어야 한다.

미래 도시는 단지 빠른 것이 아니라, 사람과 기계가 함께 안정적으로 연결되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지속 가능하고 스마트한 공공 와이파이 커버리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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